아침밥을 먹고 남자들은 차를 한잔씩 나누고, 여자들은 주방에 들어가서 부지런히 움직이신다. 이번 봉사자들의 손은 요술방망이인가 보다. 금방 새로운 음식들이 만들어진다. 여자들은 부지런히 일을 하시는데 남자들은 멍하니 앉아 있다. 이럴땐 남자들이 참 무기력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솔뫼님은 언제 지리산으로 돌아가셨는지... 내가 자고 있을 때 가셨는가 보다. 이목사님께 효도잔치라 하더라도 술을 사는 것은 일단 보류를 하자고 했다. 효도잔치를 하면 동네 기관장들이 의례히 소주를 사오시는 것을 봐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행사가 끝날 때까지 아무 기관장들도 오지 않았다. 끙. 시간을 보니 9시 30분. 아침밥을 먹으며 목사님 세분과 늘찬양집사님이 고기를 구워달라고 했었다. 집사가 목사한테 명령하는 곳은 자오나눔 밖에 없을거라며 껄껄 웃으시는 조목사님, 그 웃음에 반한 사람 많습니다. 지금부터 나가서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우라 했더니 시간이 너무 이르지 않느냐는 표정들. 5년 동안 효도잔치 해 드리면서 얻는 노하우, 현수막이 걸려 있어도 긴가민가 하시는데 고기 익는 냄새가 나면 소일거리가 없으신 어르신들은 일찍 오신다는 것.
고샅길(시골 마을의 좁은 길) 같은 도로 한쪽에 있는 주차장에 드럼통을 옆으로 잘라 만든 불판 두개를 설치한다. 지리산에서 솔뫼님이 공수해 오신거다.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는데 역시 몸빼 차림의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익을 고기를 집게로 집어 먹는다. 금새 대화가 이루어진다. 역시 사람은 먹으며 대화를 하면 금새 통하게 되는가 보다. 양념이 잘 된 갈비가 구워지는 냄새가 봉곡동을 휘감아 돌아 간다. 십계 때 마을을 휘감아 돌아 갔던 생사의 기운이 왜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끙. 예배당에 올라가 보니 상이 차려지고 있었다. 서빙을 맡은 미룡, 정순회, 이미선님이 분주하다. 주방에는 김령자 집사님과 윤경순 사모가 팔을 걷어 부쳤다. 무엇이 저리도 좋은지 싱글벙글 준비를 하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다. 한쪽에는 선물로 드릴 타월과 음료수가 상자째 쌓인다. 의자를 가져다 놓고 선물 지급을 맡는다.
맨 먼저 할아버지 4분이 들어 오신다. 이윽고 할머님들이 들어 오시고, 다시 할아버지... 금방 예배당에 차려진 15개의 상에 빈자리가 없을 것 같다. 부지런히 고기를 구워 나르는 남자분들, 위 아래를 오르 내리며 일 처리를 지시해 주고 있는 큰샘물, 모두가 협력하여 선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 12시도 안되었는데 어르신들이 몰려 오니 당황되는가 보다. 그래도 웃으며 네 네~. 카네이션을 달지 않은 어르신께는 서빙조에서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 드린다. 자식보다 낫다며 서빙조 손을 잡는 어르신들을 본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시는 할머님께 선물을 드리며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라고 했더니 세상 더 살고 싶은 생각이 없단다. 너무나 힘들다고 하신다... 얼마나 힘드셨으면 저러실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불편한 어르신들도 오셨다. 두손으로 부축해 드리는 서빙조들이 참 아름답다. 밥을 굶고 있는 손자들에게 주겠다며 떡을 싸 달라는 어느 할머니, 웃으며 금방비닐 봉지에 담아오는 이미선 집사님, 어르신을 섬기는 자세가 되어 있다. 얼굴에 미소를 피우며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을 보며 늘찬양교회에 귀한 일군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잠시 주춤할 때, 이제 12시 20분에 한 무리가 올 것이고, 1시쯤, 1시 40분쯤, 2시쯤에 오실거라 했더니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그거야 먼저 먹어 본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가셔서 말을 할 것이고, 불교를 믿는 분이 80% 정도 되는데 교회에서 잔치를 한다니 머뭇거릴 것이고... 다녀오신 분들이 거기 교회가도 많이 드시고 오래오래 사시라며 선물까지 주시더라는 말을 듣고 그룹을 지어서 오실거라는 추측을 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효도잔치를 하면서 예수믿으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교회에서 잔치를 하고, 모두 믿는 사람들이 봉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오시는데 행함으로 더 성실하게 하는게 덕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여 섬기면 그들도 느낀다는 것이다. 어느분은 교회를 찾아 다녔다며 스스로 교회에 나오겠다고 하시는 것 보면 말보다 행함이라는 나눔의 표현이 적절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예상했던 시간이 되니 어르신들이 다시 몰려 오신다. 다시 활기를 띠는 현장. 이제는 절에 다녀오신 어르신들이 도착하셨다. 기분 좋게 한잔들 하시고 오셨다. 교회가 있는 줄도 몰랐다는 말이 들리는 걸 보니 효도잔치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거제도에서도 목사님들이 도착하셨다. 반가운 포옹속에 말하지 못했던 그리움이 묻어 난다. 양념이 잘 된 부드러운 갈비를 많이 준비했는데 서서히 량이 줄어간다. 푸짐한 상을 받고 시집올 때 받아보고 이렇게 푸짐한 상은 처음 받아 본다는 어느 할머님, 곁에 있는 할머니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자 살며시 당신의 카네이션을 떼어 내시고 봉사자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달라는 할머님은 분명 외로운 분이셨다. 우리 주변에는 외로운 분들이 참 많다. 어떤 날이라고 더 섬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상시에 자연스럽게 어른들을 섬기는 모습도 좋지 않겠는가. 비록 부모님은 집에 계시게 하고 효도 잔치를 왔지만 장인 장모님은 우리가 없어도 찾아 올 사람이 있고, 이분들은 외로움이 친구되신 분들이 아니던가. 장인 장모님께 죄송하지만 그래도 이번 효도잔치를 잘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봉사자들이 늦은 점심상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화성시로 올라올 준비를 한다. 기념 촬영도 안하고 가느냐는 늘찬양님의 항의를 받고 잠시 한 컷, 셔터가 눌러지고 그 순간이 기록으로 남고 있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늘찬양 교회를 통하여 진주 봉곡동 일대가 복음의 잔치가 날마다 벌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2003. 5. 8
고샅길(시골 마을의 좁은 길) 같은 도로 한쪽에 있는 주차장에 드럼통을 옆으로 잘라 만든 불판 두개를 설치한다. 지리산에서 솔뫼님이 공수해 오신거다.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는데 역시 몸빼 차림의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익을 고기를 집게로 집어 먹는다. 금새 대화가 이루어진다. 역시 사람은 먹으며 대화를 하면 금새 통하게 되는가 보다. 양념이 잘 된 갈비가 구워지는 냄새가 봉곡동을 휘감아 돌아 간다. 십계 때 마을을 휘감아 돌아 갔던 생사의 기운이 왜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끙. 예배당에 올라가 보니 상이 차려지고 있었다. 서빙을 맡은 미룡, 정순회, 이미선님이 분주하다. 주방에는 김령자 집사님과 윤경순 사모가 팔을 걷어 부쳤다. 무엇이 저리도 좋은지 싱글벙글 준비를 하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다. 한쪽에는 선물로 드릴 타월과 음료수가 상자째 쌓인다. 의자를 가져다 놓고 선물 지급을 맡는다.
맨 먼저 할아버지 4분이 들어 오신다. 이윽고 할머님들이 들어 오시고, 다시 할아버지... 금방 예배당에 차려진 15개의 상에 빈자리가 없을 것 같다. 부지런히 고기를 구워 나르는 남자분들, 위 아래를 오르 내리며 일 처리를 지시해 주고 있는 큰샘물, 모두가 협력하여 선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 12시도 안되었는데 어르신들이 몰려 오니 당황되는가 보다. 그래도 웃으며 네 네~. 카네이션을 달지 않은 어르신께는 서빙조에서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 드린다. 자식보다 낫다며 서빙조 손을 잡는 어르신들을 본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시는 할머님께 선물을 드리며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라고 했더니 세상 더 살고 싶은 생각이 없단다. 너무나 힘들다고 하신다... 얼마나 힘드셨으면 저러실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불편한 어르신들도 오셨다. 두손으로 부축해 드리는 서빙조들이 참 아름답다. 밥을 굶고 있는 손자들에게 주겠다며 떡을 싸 달라는 어느 할머니, 웃으며 금방비닐 봉지에 담아오는 이미선 집사님, 어르신을 섬기는 자세가 되어 있다. 얼굴에 미소를 피우며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을 보며 늘찬양교회에 귀한 일군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잠시 주춤할 때, 이제 12시 20분에 한 무리가 올 것이고, 1시쯤, 1시 40분쯤, 2시쯤에 오실거라 했더니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그거야 먼저 먹어 본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가셔서 말을 할 것이고, 불교를 믿는 분이 80% 정도 되는데 교회에서 잔치를 한다니 머뭇거릴 것이고... 다녀오신 분들이 거기 교회가도 많이 드시고 오래오래 사시라며 선물까지 주시더라는 말을 듣고 그룹을 지어서 오실거라는 추측을 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효도잔치를 하면서 예수믿으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교회에서 잔치를 하고, 모두 믿는 사람들이 봉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오시는데 행함으로 더 성실하게 하는게 덕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여 섬기면 그들도 느낀다는 것이다. 어느분은 교회를 찾아 다녔다며 스스로 교회에 나오겠다고 하시는 것 보면 말보다 행함이라는 나눔의 표현이 적절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예상했던 시간이 되니 어르신들이 다시 몰려 오신다. 다시 활기를 띠는 현장. 이제는 절에 다녀오신 어르신들이 도착하셨다. 기분 좋게 한잔들 하시고 오셨다. 교회가 있는 줄도 몰랐다는 말이 들리는 걸 보니 효도잔치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거제도에서도 목사님들이 도착하셨다. 반가운 포옹속에 말하지 못했던 그리움이 묻어 난다. 양념이 잘 된 부드러운 갈비를 많이 준비했는데 서서히 량이 줄어간다. 푸짐한 상을 받고 시집올 때 받아보고 이렇게 푸짐한 상은 처음 받아 본다는 어느 할머님, 곁에 있는 할머니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자 살며시 당신의 카네이션을 떼어 내시고 봉사자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달라는 할머님은 분명 외로운 분이셨다. 우리 주변에는 외로운 분들이 참 많다. 어떤 날이라고 더 섬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상시에 자연스럽게 어른들을 섬기는 모습도 좋지 않겠는가. 비록 부모님은 집에 계시게 하고 효도 잔치를 왔지만 장인 장모님은 우리가 없어도 찾아 올 사람이 있고, 이분들은 외로움이 친구되신 분들이 아니던가. 장인 장모님께 죄송하지만 그래도 이번 효도잔치를 잘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봉사자들이 늦은 점심상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화성시로 올라올 준비를 한다. 기념 촬영도 안하고 가느냐는 늘찬양님의 항의를 받고 잠시 한 컷, 셔터가 눌러지고 그 순간이 기록으로 남고 있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늘찬양 교회를 통하여 진주 봉곡동 일대가 복음의 잔치가 날마다 벌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2003.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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