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제 8회 자오의 날]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다...

자오나눔 2007. 1. 17. 14:21
    행사를 치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앞에서 일을 벌리고 추진해 가는 나보다, 뒤에서 묵묵히 행사 준비를 해 주는 아내를 비롯하여 지인들의 힘이 무척 크다는 것이다. 자오나눔선교회가 설립된지도 벌써 만 8년이 되었다. 내가 장애인이 된 후 예수를 믿게되고, 소외된 이웃과 재가 장애인들을 위해 살겠다며 시작한 자오나눔선교회 사역이다. 지난 세월을 생각해 보면 참 어려운 일들이 많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럴 때마다 기도하게 하셨고 기도를 드리면 응답을 주시곤 했었다.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이다.

    두달 전부터 40명의 기도 용사를 선발하여 40일 전부터 하루씩 릴레이 금식기도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자오의 날 준비는 시작되고 있었다. 올해는 후원을 받으러 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기도를 더 하기로 했다. 함께 기도해 주시고 적극적으로 준비에 동참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참가자들을 사전에 조사해 보니 80명을 넘어 간다. 다음카페에 자오쉼터를 개설하면서 참가 희망자들이 더 늘었다. 온라인 회원과 오프라인 회원을 합하여 150여명은 참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을 준비하는 아내에게 말을 했더니 음식을 더 준비해야겠다며 예산을 더 추가한다. 자오 봉사상 수상자도 결정이 되었고, 자오 장학생도 결정이 되었다. 온라인 상태에서 이것저것 준비를 해야 하는데 엄지공주님과 미룡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참가자들께 푸짐한 선물을 안겨드리기 위해 선물 협찬을 받는 일에도 열심을 내었다. 힘든 가운데도 선물 협찬을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40일 릴레이 금식기도를 마치고 나니 행사 날이다. 비가 오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를 많이 했었는데 흐리겠다던 날씨가 화창하다. 감사하게도 행사를 마친 다음날에 비가 많이 내렸었다. 행사 전날 잠을 설쳤다. 한 두 번 해보는 행사가 아니건만 항상 긴장된다.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서 함께 귀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침 일찍부터 큰샘물은 주방에서 준비를 하고 있고, 엄지공주님은 자오쉼터의 역사를 사진으로 뽑아서 벽에 진열을 하고 있다. 인천 주안8동 빈첸시오회 회장님이신 김연근님이 사회 복지사 한 분과 일찍 오셔서 봉사를 해 주신다. 열심히 땀 흘려 일만 해 놓고 행사는 참석하지 못하고 가셨다.
    일찍 출발하겠다던 미룡님이 남편과 함께 도착했다. 근로자의 날이라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 미룡님 남편은 현수막을 만들어와서 벽에 부착을 하시고, 미룡님은 이것저것 준비를 해 놓고 주방으로 들어가 큰샘물과 합세를 한다. 애경님이 풍선아트를 하기 위해 도착하셨다. 아이들 운동회를 하는 날이라며 서둘러 마쳐놓고 점심을 먹이러 가야 한단다. 정신 없이 분주한 오전이다. 골고루 나눠드릴 선물도 비닐봉투에 담고 있는데 낯선 남자가 들어온다. 다음카페 띠방 친구들이 고구마 심을 밭에 비닐 작업을 해 주기 위해 도착했다. 점심을 먹고 친구들은 밭으로 올라가고 나머지 식구들은 행사 준비를 한다. 해월이가 오고 있단다. 장목사님 가족도 도착하셨다. 괜히 마음이 든든해진다. 그림자님이 상품으로 내놓은 시집을 가져와 전해 주곤 바로 가신다. 떡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간식도 챙겨 주지 못했다.

    오후 2시30분쯤 되자 차량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축하 공연을 해 주실 분들도 도착하고 회원들도 도착하신다. 카풀을 해 주시기로 한 분들이 소식이 없다. 저녁때 먹을 고기를 초벌구이를 해 놓아야 한단다. 작년에 직접 키워서 땄던 포도로 술을 담갔는데 알맞게 익었다. 고기를 포도주에 절였다가 구우니 고기가 연하고 참 맛있다. 사고가 났다. 고기를 굽던 해월이의 앞 머리카락을 태워버린 것이다. 웃지도 못하고 울상이다. 고기 굽는 팀들이 수고가 많다. 섬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어느새 고운 한복으로 갈아입은 큰샘물님과 미룡님이 안내석에서 분주하다. 특별 찬양을 하실 엄지공주님의 한복도 참 잘 어울린다.

    행사 20분전이다. 백승주 집사님이 찬양 인도를 하신다. 밖에 있던 회원들도 들어와 함께 예배 준비를 한다. 오후 4시가 되었는데 설교하실 목사님이 도착하지 못하고 계신다. 길을 잘 못 들어 돌아오고 있단다. 기도와 찬양까지 마치고 잠시 광고를 하면서 목사님을 기다린다. 사회를 보는 내가 이리 다급한데 늦어버린 목사님 일행은 얼마나 답답하실 까... 4시 35분에 목사님이 도착하셨다. 바로 설교를 시작하고 순서대로 행사가 진행된다. 조금 늦었지만 감사하다. 설교를 마치고 자오 봉사상과 자오 장학금 시상식을 가졌다. 받을 분들이 받으셨다. 축하 공연을 멋들어지게 했다. 크로마 하프 공연, 색소폰 연주, 워십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모두가 감동의 숲에 깊숙이 들어갔었다. 조정식 목사님의 축도를 끝으로 예배 및 시상식을 마쳤다. 늦게 야 경북 영천에서 새벽이슬님이 나미님과 함께 도착을 했다.

    바로 저녁 식사를 하도록 했다. 부지런히 고기를 굽고 상이 차려지고, 각종 음식이 상에 오른다. 우리 자오쉼터 식구들은 나중에 먹기로 했는데 결국 모두 늦은 밤에야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한쪽에서는 나나님이 후원해 주신 옷으로 바자회를 하고 있다. 부지런히 골라서 챙기는 분들. 이번에 오신 분들은 횡재를 만났다. 교회에서 오신 분들은 돌아가고 온라인 회원들만 남았다. 정승훈 목사님의 사회로 배꼽 잡는 친교의 시간이 이루어진다. 푸짐하게 준비되었던 선물들도 골고루 나눠진다. 참석하지 못한 분들과 미리 가버린 분들 덕분에 마지막까지 남았던 분들이 푸짐하게 선물을 받아 갔다. 지나고 보니 그것도 감사의 조건이다. 가장 인기 있었던 선물은 솔뫼농원에서 협찬을 해 주신 된장 간장세트였다.

    이제 밖으로 나가서 캠프화이어를 하는 시간이다. 중간 주차장에 장작들이 쌓이며 화려한 불꽃들이 하늘로 올라간다. 나팔꽃님의 색소폰 소리가 밤하늘을 울리고 있다. 하늘의 별들도 덩달아 합창을 한다. 서로에게 축복을 빌려 주는 축하곡도 연주를 하고,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면서 감사를 드린다. 서로 손을 잡고 행복을 빌려 주는 모습들이 보기 좋다. 멀리서 오신 분들이 돌아가겠다고 한다. 거제도에서 올라오신 의성님, 진주의 순회님을 먼저 출발하게 한다. 잔불 정리를 잘하라고 해 놓고 내려오니 대청소가 시작되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남아서 정리를 하고 있는 장목사님 부부, 미룡님 부부, 광주광역시에서 올라온 민영이, 남양주에서 온 모닝벨 부부, 겨자씨 목사님, 여우천사, 왕언니, 새벽이슬님까지 부지런히 청소를 하고 계신다. 잠시 시간을 내어 늦은 저녁을 먹었다.

    언제 그렇게 복잡했었던가 흔적도 없이 잘 정리된 예배당 겸 거실이다. 마지막까지 카풀을 해 주신 겨자씨 목사님도 떠나고, 미룡님 가족도 출발하고, 장목사님 가족도 출발을 했다. 조용한 쉼터다. 밀렸던 피곤이 엄습해 오지만 오히려 정신은 맑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감사하다. 현충일에 소록도에서 만나기로 하고 제8회 자오의 날 행사 후기를 마감한다.

    2004. 5. 1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