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와 술어의 짜임이 어법에 벗어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더 나아가 주-술 간 의미의 어울림도 중요하다. 이는 뜻을 전달하는 핵심이다. 예컨대 ‘눈(雪)’이라는 단어는 ‘내린다’ ‘하얗다’ ‘아름답다’ 등과 잘 어울린다. 그런가 하면 ‘올라간다’ ‘붉다’ ‘추하다’ 등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글을 쓰면서 자신도 모른 사이에 '눈이 붉다'는 꼴의 실수를 할 때가 많다.
◇북한당국의 식량 사정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언뜻 보아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같다. 그러나 ‘사정’과 ‘해소’ 사이에 어울림이 있는가 생각해보자. 우리는 ‘사정’이라는 단어가 ‘사정이 좋아졌다’처럼 ‘좋다/나쁘다/괜찮다’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해소됐다’는 ‘어려움이 해소됐다’처럼 ‘난관, 곤란함’ 등의 뜻이 포함된 낱말과 잘 어울린다. 예문처럼 ‘사정이 해소됐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위의 예문은 다음과 같이 표현하는 게 옳다.
☞북한 당국의 식량 사정이 어느 정도 호전됐다(나아졌다).
☞북한 당국의 식량난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이는 표현 상 논리의 오류이기도 한데 읽는 사람도 잘못된 것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아래 예문은 신문에 나온 것인데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집중호우로 연천군 하수종말처리장이 침수되면서 가동이 중단돼 임진강유역 식수원 오염에 비상이 걸렸다.
‘식수원 오염에 비상이 걸렸다’는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잘 모르겠다면 다음과 같이 말을 바꾸어보자.
가)식수원에 비상이 걸렸다.
나)식수원에 오염비상이 걸렸다.
비상이 걸린 것은 '식수원'이고, 무슨 비상이 걸렸냐 하면 오염비상이다. ‘식수원에 오염비상’이 걸린 것이지 ‘식수원 오염에 비상’이 걸린 것은 아니다. 식수원 오염에 비상이 걸렸다면 그게 무슨 뜻일까. ‘오염된 식수원에 비상이 걸렸다’는 것이다. 이미 오염됐는데 더 오염될까 걱정돼 비상이 걸렸다는 뜻은 아니다. 위의 문장은 다음과 같이 고쳐야 옳다.
☞집중호우로 연천군 하수종말처리장이 침수되면서 가동이 중단돼 임진강유역 식수원에 오염 비상이 걸렸다.
☞집중호우로 연천군 하수종말처리장이 침수되면서 가동이 중단돼 임진강유역 식수원이 오염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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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당국의 식량 사정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언뜻 보아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같다. 그러나 ‘사정’과 ‘해소’ 사이에 어울림이 있는가 생각해보자. 우리는 ‘사정’이라는 단어가 ‘사정이 좋아졌다’처럼 ‘좋다/나쁘다/괜찮다’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해소됐다’는 ‘어려움이 해소됐다’처럼 ‘난관, 곤란함’ 등의 뜻이 포함된 낱말과 잘 어울린다. 예문처럼 ‘사정이 해소됐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위의 예문은 다음과 같이 표현하는 게 옳다.
☞북한 당국의 식량 사정이 어느 정도 호전됐다(나아졌다).
☞북한 당국의 식량난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이는 표현 상 논리의 오류이기도 한데 읽는 사람도 잘못된 것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아래 예문은 신문에 나온 것인데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집중호우로 연천군 하수종말처리장이 침수되면서 가동이 중단돼 임진강유역 식수원 오염에 비상이 걸렸다.
‘식수원 오염에 비상이 걸렸다’는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잘 모르겠다면 다음과 같이 말을 바꾸어보자.
가)식수원에 비상이 걸렸다.
나)식수원에 오염비상이 걸렸다.
비상이 걸린 것은 '식수원'이고, 무슨 비상이 걸렸냐 하면 오염비상이다. ‘식수원에 오염비상’이 걸린 것이지 ‘식수원 오염에 비상’이 걸린 것은 아니다. 식수원 오염에 비상이 걸렸다면 그게 무슨 뜻일까. ‘오염된 식수원에 비상이 걸렸다’는 것이다. 이미 오염됐는데 더 오염될까 걱정돼 비상이 걸렸다는 뜻은 아니다. 위의 문장은 다음과 같이 고쳐야 옳다.
☞집중호우로 연천군 하수종말처리장이 침수되면서 가동이 중단돼 임진강유역 식수원에 오염 비상이 걸렸다.
☞집중호우로 연천군 하수종말처리장이 침수되면서 가동이 중단돼 임진강유역 식수원이 오염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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