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자유 게시판

참말로 거시기하네 2탄

자오나눔 2007. 7. 16. 21:32
드디어 오후에 분뇨차가 왔다.
한번 부르려면 3일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오후에 왔으니 이것도 복이다.
그런데 정화조 청소를 하고 아무리 찾아봐도 설비 스프링이 보이지 않는다.
하수구 뚫는 스프링이 정화조까지 오지 않고 다른 곳에서 엉켜 있다는 증거다.
설비 기사는 다른 곳에 예약된 일이 있으니 사장님이 철수하란다고 가버린다.
이런 황당한….

미장일을 하는 매제한테 전화를 했다.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 알아보고 함께 오겠단다.
설비 사장이 왔다.
오늘은 못하니 내일 차로 걸어서 스프링을 빼 보잔다. 으아~
저녁 6시 무렵 매제 팀이 도착했다.
기계를 걸더니 가동시키고 금방 스프링을 뽑아낸다. 이건 뭐여?
진단결과 스프링 끝을 너무 구부려 작업한 덕분에 멀리 들어간 스프링을 빼낼 때 잘 안 빠진 것뿐이란다.
설비 집에 전화하니 자기들 스프링 빼준 것에 오히려 고마워한다. 끙.

새로운 장비가 투입됐다.
변기를 들어낸 쪽에 한참동안 스프링을 집어넣어 보고 빼더니 하수구와 욕조와 변기가 한꺼번에 연결 되어 있다고 한다.
집을 지을 때 시공자가 서툴러 그렇게 한 것이라고….
이번엔 하수구 쪽으로 스프링을 집어넣는다.
한참 들어가더니 타타타 부딪치는 소리가 난다.
욕조 밑으로 들어가 뒤엉켜 버린 스프링. 으아~ 이 일을 어째~~

결국….
화장실 바닥을 깬다. 타일을 깨고 배관을 절단하며 스프링을 빼 보는데 뒤엉킨 스프링 나올 생각도 않는다.
배관은 가관이다. 하수구 쪽이 더 낮게 되어 있다. 즉 물이 어느 정도 차야 내려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타일을 깨고 배관을 절단하며 스프링을 빼 내려는데 꿈적도 않는다.
밤이 깊었다.
모두 서울로 돌아갔다.
오늘 오전에 와서 욕조도 들어내고 바닥도 파 헤쳐서 배관을 새로 하고 욕조 놓고 타일도 붙여야 한단다.
오늘도 분주하겠다.

황당하지만,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야? 가 아니라 나에게도 일어 날 수 있지….
그렇지….
그것이 인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