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는 말
2006년 장애인의 날에 내가 운영하는 카페에 레나마리아가 찬양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었다. 그때 그녀가 걸어 나오고 인사하며 찬양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진탕됨을 느꼈었다. 그리곤 흔하기 있는 일처럼 시간이 지나곤 기억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레나 마리아의 삶을 만화로 볼 기회가 생겼다. 원래 만화를 좋아했던 사람이라 주저 없이 만화를 보듯이 그렇게 보고 있었다. 미처 알지 못했던 그에 대하여 더 알게 되었지만,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내가 레나 마리아의 부모 입장에 처해 있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를 했을까? 이런 생각으로 한참을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가슴이 미어지고 어떻게 해야 하나로 많은 갈등을 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장애인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내 아들이 청각 장애인이기 때문만도 아니었다. 보통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죽이지도 못하고, 키우지도 못하고, 어쩌면 좋을까?’로 애를 태우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 책속으로
레나 마리아는 1968년 스웨덴의 중남부에 있는 공업도시 ‘옌세핑구’에서 태어났다. 두 팔이 없고 한쪽 다리마저 짧은 중증장애인으로 태어났다. 의사는 부모님께 아이를 직접 돌볼 경우 20년의 세월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했으나 그녀의 부모님은 아이를 선택했다.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를 장애인이라고 특별대우를 하면서 키우지 않았으며 모든 걸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어려서부터 수영이나 피아노 레슨 등 일반 아이들과 똑같은 양육법으로 키워진 레나 마리아. 오늘의 그녀는 스스로의 노력과 가족의 도움과 스웨덴의 장애 복지 제도를 통해 이루어졌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을 가진 그녀, 레나 마리아 그녀는 자신의 발로 뜨개질을 해서 스웨터를 만들고 요리를 한다. 발가락으로 립스틱을 열어 화장을 하고 자동차 운전과 수영까지 한다. 두 팔이 없다고 그녀가 할 수 없는 것은 없다. 그녀에게 정상적으로 주어진 단 하나, 오른 쪽 다리는 그녀의 두 팔 역할을 충분히 해 낸다. 어려서 배운 수영으로 88 장애인 올림픽까지 출전했던 레나 마리아. 스톡홀름 음대에 들어가면서 가족에게서 독립해 혼자 생활하기까지 그녀는 장애인이라고 해서 불가능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그렇게 생활한다.
레나 마리아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자신이 무언가를 혼자서 할 수 없으면 그 때 그 사람은 장애인이지만 혼자서 할 수 있으면 그때는 더 이상 장애인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장애인이 아니다."
- 레나 마리아-
- 감상
결혼하여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어느 부모나 이런 생각을 하고, 또한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음악가라면 바흐나 쇼팽처럼, 스포츠 스타라면 엄청나게 돈과 명예를 누리는 베컴처럼, 공부를 잘하는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박사학위는 10개 정도 취득하는 사람,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이 될 것처럼 기대를 하고, 태교를 하는 게 솔직한 부모의 심정이다. 레나 마리아의 부모님들도 그런 마음이지 않았을까? 그런데 태어난 아이는 두 팔이 없는 장애아였다. 거기에 한쪽 다리까지 긴(여기서 난 짧은 다리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한쪽이 더 긴 다리라고 표현을 하고 싶다.) 아이가 태어났으니 얼마나 충격이며 가슴이 아팠을까? 그러나 그 슬픔도 잠시일 뿐이었다. 가족의 사랑으로 레나를 키워가는 모습이 감동이다. 어머니의 사랑이 숨겨진 냉혹한 교육, 스웨덴의 사회복지가 얼마나 잘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내용을 보면서, 사람은 혼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레나 마리아가 북한에서 태어났더라면 지금 레나 마리아는 없었을 것이다. 나라가 잘 살고 사회복지가 체계적으로 잘되어 있는 나라에서 태어난 것이 레나에게는 큰 축복이었음을 알 수 있다.
- 나가는 말
10여 년 전에 우리 자오 회원 중에 한 분이 아이를 낳았다. 그 분은 소아마비로 제대로 걷지 못하던 여자 분이었다. 병원에서 수술로 아이를 낳았는데 제일 먼저 물어 본 것이 “우리 아이 아들이에요? 딸이에요?” 이것이 아니었다. “우리 아이 다리는 괜찮아요?”였다. 그분은 자신이 소아마비 장애를 가지고 살면서 장애에 대한 벽을 넘어 보려고 참 많은 노력을 했었다. 그 아픔을 알기에, 그 아픔을 자기가 겪었기에 제일 먼저 다리가 괜찮으냐고 물었다고 했다.
부모는 자식이 아픈 걸 보기가 참 힘들다. 차라리 대신 아플 수 있다면, 대신 죽을 수만 있다면 죽어 가는 자식을 대신해 죽을 수 있는 사람이 부모다. 그런데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자식에게 독한 마음을 먹고 열심히 재활 훈련을 시키는 모습을 본다. 레나의 부모들이 그렇다. 그 부모는 레나가 살면서 조금이라도 덜 불편하게 살게 하려고, 열등의식이 없이 밝게 살아가게 하려고 더 노력을 했었다. 그 부모의 심정 말하지 않아도, 표현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부모라면 말이다.
이제 고등학교에 들어가 친구들과 잘 적응하고 있는 아들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해야겠다. 녀석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세계위인시리즈 학습만화 일본문부성 권장도서라고 하니 말이다.
2008. 3. 14.
-양미동(나눔)-
'나와 너, 그리고 > 나눔의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조용한 믿음의 힘 (0) | 2008.03.17 |
---|---|
[서평] 십자가로 반격하라 (0) | 2008.03.15 |
[스크랩] [서평] 내 안에 있는 하나님의 능력(God`s Power in You)을 읽고 (0) | 2008.03.13 |
[서평] 양치는 언덕을 읽고 (0) | 2008.03.11 |
[서평] 기적의 기도를 읽고 (0) | 2008.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