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수입니다.
꿈이 있었습니다.
정말 멋지고 근사한 집을 지어야겠다는
행복이라는 아름다운 집을 지어야겠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집을 지을 때마다 순서가 새로웠습니다.
지붕을 먼저 만들고 기둥을 만들고 벽을 만들고 창문을 만들고
그리고 기초를 세우고 조경을 했습니다.
잘 하고 있는 듯 했는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항상 흔들림이 있었고 불안함이 있었습니다.
모래위에 지은 집보다 더 불안한 집이었습니다.
당신을 만났습니다.
아니 당신이 나를 찾아 왔었고 나를 사랑해 주었습니다.
사랑은 역시 살아있나 봅니다. 중독도 되고 전염도 되나 봅니다.
나도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면 뭔가 해 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당신으로 인해 목수의 꿈이 이뤄질 것 같습니다.
당신을 위해 멋지고 근사하고,
그 집에만 들어가면 평안한 그런 집을 당신에게 지어주고 싶었습니다.
당신을 신뢰하는 믿음으로 터를 닦았습니다.
당신이 쉴 수 있도록 든든한 기둥을 세웠습니다.
불신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견고한 벽을 만듭니다.
당신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창문을 달았습니다.
마음만큼 창문을 열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이것이 행복이라는 선물인가 봅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지붕도 만들어야 하고 도배도 해야 하고 조경도 해야 합니다.
하루에도 몇 채씩 집을 지어내는 초고속 목수는 아니지만
더디더라도 기쁨이 시냇물 되어 흐르는 행복의 집을 짓고 싶습니다.
모래위에 지은 집이 아닌
든든한 신뢰라는 믿음의 터가 지탱해주는
근사한 집을 짓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딥니다.
나는 목수입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목수입니다.
사랑하는 당신을 위해 행복의 집을 짓고 있는 행복한 목수입니다.
2008. 6. 2.
-양미동(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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