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먼저 죽으시오.
주일이다.
상한 심령 위로 받고, 치유 받고…
오늘은 자오쉼터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지 않고
모(母)교회인 성도교회로 가서 예배를 드렸다.
내가 전임으로 사역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아내의 장례를 교회에서 주관하여 교회장으로 했기 때문에
감사를 표하고 인사를 드리기 위해 모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드리고 와 아내의 유품들을 정리했다.
막내 여동생과 매제가 곁에서 도와준다.
눈에 밟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한동안 참으로 힘들겠다.
그렇지만 이것도 영원하지 않을 것이고 서서히 잊히겠지…
문득 아내와 결혼 후 1년 되었을 때 그때…
아내에게 써서 읽어 주었던 시가 생각난다.
- 당신이 먼저 죽으시오.
여보, 당신이 먼저 죽으시오.
우리 부부 열심히 하나님 일하며 살다가
이 세상 수명을 다하고 가야한다면
당신이 먼저 죽으시오.
이 세상 수명 다하여 내가 먼저 죽는다면
당신 얼마나 슬퍼하며 수습을 할지…
내가 당신 수습을 하리니 당신이 먼저 죽으시오.
사랑하는 당신을 내가 잘 보내고
내가 곧 따라가리다.
우리 부부 정말 열심히 하나님 일하며 살다가
이 세상 수명 다했을 때
당신이 먼저 죽으시오.
뒷수습 잘하고 내 곧 따라가리다.
내가 곧 따라 가리다. -
이렇게 써서 읽어 주었을 때 감동을 먹었던 순간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했다.
아무것도 아닌데…
인생… 내 뜻대로 되는 것 하나도 없던데….
필리핀 바기오에 유학을 가 있는 아들과 통화를 했다.
엄마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을 해 준다.
울면서도 수긍을 하는 아들이 고맙다.
당장 귀국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엄마가 바라던 대로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잘 해 내리라 믿는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추석이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추석이네….
2008. 9. 14
-양미동(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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