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오쉼터는 500여 평의 밭에 작물을 심어서 우리도 먹고 봉사자들도 먹는다. 나름 농사를 지어 본다고 하지만 쉽지 않다. 내가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다면 해 보겠는데 목발을 짚고 한손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봉사자들이 자주 올 때는 밭에 잡초가 보이지 않지만, 봉사자들이 뜸 할 때는 밭은 잡초로 숲을 이루곤 한다.
그래도 우리는 철저하게 무공해 농사를 짓는다고 큰 소리를 친다. 밭에 제초제 한번 뿌려주지 않았고, 농약도 한 번도 하지 않고 농사를 짓기 때문에 무공해라고 우긴다. 무공해 농법을 사용하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았다. 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무공해 농법이 된다. 봉사자들이 와서 씨 뿌려 놓으면 거둘 때까지 그대로 놔 둘 수밖에 없었다. 밭에 작물이 병들어 죽어 가도 농약을 쳐줄 사람이 없으니 그대로 둘 수밖에 없다. 그러니 당연히 무공해 농법이었다.
올해는 큰마음을 먹었다. 농부의 아들인 내가 땅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목발 짚기 힘들면 엉덩이로 기어서라도 해 보기로 했다. 법제유황을 물과 1000배 희석하여 작물에 뿌려주면, 병충해가 생기지 않고 결실도 더 많이 생긴다기에, 법제된 유황 엑기스를 지인에게 지원을 받아 뿌려 주기로 했다. 그리고 목초액을 물과 1000배 희석하여 뿌려주면 병충해가 생기지 않는다고 경험자들이 말을 했다. 우리 자오쉼터는 겨울에 나무로 난방을 하기에 목초액이 넘쳐 난다. 지난겨울에 질 좋은 목초액을 받아놨었다. 이렇게 한번 해 보기로 했다. 분무기가 모터를 이용해 멀리까지 분무 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한번 사용해 보니 고랑에 줄을 깔고 목발 짚고도 충분히 분무를 할 수 있었다. 자신이 생겼다. 이젠 진짜 무공해로 농사를 짓는 행복한 사람이 되어 보는 것이다. 사람이 없어서 약을 치지 못하니 자연 무공해라고 우기지 않고, 정말로 농약 대신 법제유황과 목초액을 사용하여 병충해 없는 농사를 짓기로 했다.
제초제를 뿌리지 않으니 고추밭 고랑과 호박고구마 밭고랑에 잡초가 많이 자랐다. 얼갈이배추와 쑥갓 상추밭에도 잡초가 무성하다. 참외 밭과 토마토 오이 밭에도 잡초가 무성하다. 그런데 참 신기하다 잡초는 반드시 작물이 없는 곳에만 무성했다. 작물과 붙어 있으면 잡초가 약해지는가 보다. 틈만 나면 엉덩이로 기어서 밭고랑을 누볐다. 우리 석봉 삼촌도 한 몫을 해 주신다. 해 보니 할 만하다. 농부의 아들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생각을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법제유황을 1000배로 희석하여 뿌려 주고 있다. 작물이 아주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다. 유황 오리, 유황 닭이 건강을 챙기는 음식이 되듯이 우리 자오쉼터에서 나오는 유황고추, 유황 고구마, 유황 배추 등, 새로운 건강 먹을거리로 자오쉼터 장애인들의 식탁을 장식하게 될 것이다. 벌써 열무, 얼갈이배추, 쑥갓, 겨자채, 상추, 시금치는 날마다 식탁에 오르고 있다.
힘들지만 즐기면서 하려고 노력하니 평소 듣지 못했던 산새들의 노래 소리도 듣는 복을 받고 있다. 새들이야 항상 노래하고 있었을 텐데 무엇 때문에 새들의 노래 소리도 듣지 못하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몸이 불편해 운동을 따로 못했는데 요즘 밭에서 작물과 친구하다보니 땀을 많이 흘린다. 운동효과 톡톡히 보고 있다. 밭에서 잡초 제거하다 튼실하게 자란 얼갈이배추와 쑥갓을 수북하게 솎았다. 김치와 겉절이를 맛있게 담가서 들기름 몇 방울 떨어 뜨려 맛있게 비벼 먹자고 해야겠다. 나는 오늘도 무공해로 농사짓는다고 우리 자오쉼터 장애인들에게 자랑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 자오쉼터 식구들 건강 책임 질겨~~”
'봉사중독 행복전염 > 자오쉼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석봉 삼촌은 오늘이 최고로 행복한 날이 될 것입니다. (0) | 2014.01.04 |
---|---|
[스크랩] 다 잘 되겠지~ 다 잘 될거야~~ (0) | 2011.03.12 |
[스크랩] 사랑을 심었다 (0) | 2008.05.24 |
녀석의 하루 (0) | 2008.02.18 |
예수 이름으로 (0) | 2007.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