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소록도] 감사하는 사람들...1

자오나눔 2007. 1. 17. 11:46
     나눔의 삶을 살아가다  보면 '감사를 모르며 사는  인생은 실패
   한 인생'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혼자 반문을
   해 봅니다.  '나는 정말 감사하며  살아갈 때가 얼마나  되는가'라
   고... 나의 대답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치고
   힘들 때는 감사보다는 투정이 먼저 나오는 삶이었습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그곳에 계신 분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일
   그러진 얼굴, 어떤 이는 눈이 보이지 않고,  어떤 이는 코가 없고,
   어떤 이는 손목  이하로 없고, 어떤 이는 무릎 이하로  없는 몸이
   지만, 수십년 동안  멸시 천대를 받으며 살아온  그들이지만 감사
   하며 살아가는 그들입니다. 어디냐고요? 맞습니다. 소록도입니다.

     매년 4번씩 소록도를 방문하는데 현충일도 방문 날짜에 포함되
   어 있습니다.  어김없이 방문 준비는  진행되고, 예정대로 출발을
   합니다. 이번 방문에는  15명이 가기로 했었는데 8명으로  줄었습
   니다. 소록도라는 선입감이 쉽지 않는가 봅니다. 부천에서 예정대
   로 밤 11시에  출발을 합니다. 차에는 나와 아내, 9살된  아들, 영
   현님, 안선님, 선희님,  미양님, 그리고 광주에서 한사람이 합석하
   기로 되어 있습니다. 운전은  영현님과 아내가 교대로 합니다. 함
   께 가기로 했다 어쩔 수  없이 갈 수 없는 명식님이 가면서 먹으
   라며 먹을거리를 준비하여 차에 실어 줍니다.

     밤길을 달리며 하늘을 보니 별들의  행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덩달아 초생달도 손님으로  합세를 합니다.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창밖을 바라보며 마음이 들떠 있는지,  아니면 소록도를 방문한다
   는 것에 설렘을  더하는지 모두의 표정은 진지합니다.  중간 중간
   운전을 교대하며 열심히 차는 달리고  있습니다. 한동안 떠들썩하
   던 일행들이 조용합니다. 이젠 지쳐 잠을 자고 있는가 봅니다. 중
   간에 휴게소에 들려 간단한 요기를 합니다. 각자  볼일까지 다 본
   후 다시  차는 달리고  있습니다. 광주 톨게이트에서  합류하기로
   한 사람은 전북 익산에서 통화를 했는데 그 후론 연락이 되지 않
   고 있습니다. 아마 잠이  들었나 봅니다. 광주 톨게이트에서 30분
   을 기다리다 다시 차는 달려가고 있습니다.

     어느새 뿌옇게 아침이  밝아 오고 있습니다. 지리산  자락을 휘
   감아 돌아가는 하얀 구름이 운치를 더해 주고  있습니다. 남도 길
   을 따라 달려가는데  매콤한 마늘 냄새가 우리들을  반깁니다. 들
   판에는 온통 마늘입니다.  중국산 마늘로 인해 마늘  값이 폭락했
   다는데 걱정이 앞섭니다. 농협 공판장마다  마늘을 공동 출하하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부지런한 농군들은 벌써부터  들녘에 나와 일
   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 일이 한나절 일이라는  어른들의 경험이
   만들어 낸 자연스런 현상인가 봅니다.  고흥반도로 들어서니 유자
   농장이 우리를 반기고 있습니다. 고흥을  지나니 드디어 녹동이라
   는 이정표가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녹동이고, 녹
   동에서 바다만 건너면 우리의 목적지인 소록도입니다.

     소록도가 마주 보이는 녹동항이 가까워 오자 서로의 기분을 물
   어 봅니다. 소록도가  어떻게 생겼겠느냐고 질문을 해  보니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옵니다. 과연 그럴까? 비릿한  바다 냄새가 한꺼번
   에 우리들을 휘감고 있습니다. 정겨운 냄새입니다. 우리의 단골집
   인 광주 횟집 앞에 차를 세우고 반가운  인사를 나눕니다. 넉넉한
   인심을 자랑하는 아주머니는  변함없는 미소로 우리를 반기고 있
   었습니다.

     아침 식사가 나올  때까지 잠시 휴식을 합니다.  부지런한 여인
   네들은 곱게 단장을  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을 뵈러  가면서 지친
   모습을 보이기 싫다고  합니다. 여인 특유의 프로  정신을 발견합
   니다. 팔뚝보다 더  큰 숭어 두 마리로 회를 뜨고  매운탕을 끓여
   푸짐한 아침을 먹습니다. 도심에서 두사람이 먹고  낼 가격으로 7
   명이 푸짐하게 먹습니다. 우리들이 온다는  소식에 소록도에서 주
   민 한 분이 마중을 나오셨습니다.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