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휴가 우리 자오쉼터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은 모두 지체1급 또는 정신지체 1급이라는 훈장을 달고 있다. 장애의 등급에 따라 복지혜택이 조금씩 다른 우리나라 현실을 볼 때에 ‘장애의 등급도 훈장’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중증 장애인들이기에 서로에게 남아있는 좋은 것들을 활용하여 서로에게 부족한 ..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7
[시] 고백 당신 쓰러졌던 그 날 하루 종일 내 정신은 다른 곳에 보관해 놓았던 날 이 병원에서 저 병원으로 구급차에 실려가면서, 신호 무시하며 달리는 운전사가 그렇게 고마웠던 그 날. 당신과 단 둘이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음을 그 때야 깨닫고 미안함에 당신 손을 꼭 잡아 주었던 그 날. 수술이 잘 끝났다는 ..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7
[수필] 토종닭과 산 더덕 우리나라 대표적인 인심은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중에 시골 사람들의 인심은 남다르다. 넉넉하지 않는 살림이지만 넉넉한 사람들처럼 손님을 대접하는 훈훈한 정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좋은 생선이라도 잡히는 날에는 조상들 제사 모실 제물로 사용할 것을 생각하고, 반가운 손님..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7
[시] 아내 며칠 만에 해장국 한 그릇 앞에 놓고 앉았다. 숟가락 위로 겹치는 아내 얼굴... 지금 내 아내는 먹지도 못하고 며칠째 응급실에 누워있다. 콧날이 찡... 목젖을 아리게 하는 뜨거움... 한동안 해장국만 바라보다 서둘러 아내에게 달려간다. 뒤에서 해장국이 부른다. 마음도 가져가야지... 2004. 8. 13 -나눔-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7
[수필] 아내가 아프다 한의원에 다녀와 점심을 먹자며 상을 차려왔다. 아내는 밥 대신 밥을 끓여서 함께 먹었다. 식사 후 나는 사무실에서 밀린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많이 아프다며 한의원에 전화를 해 보란다. 전화를 하여 한의원 원장님께 상황을 설명 드리니 위경련이라며 내과에 가서 링거한대 맞으면 괜찮을 ..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7
[시] 방구차. 귀찮은 파리 모기가 많아 방구차를 작동 시켰다. 하얀 연기 좋아서 죽어라 쫓아가는 아이들. 하얀 연기 싫어서 죽어라 도망가는 파리 모기떼. 쫓아가고 도망가는 바람결에 죄 없는 곤충들 한숨쉬며 죽어가고... 2004. 5. 30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7
[시] 저녁 노을 오늘 저녁은 회색 물감을 사용했다. 이 빠진 붓에 듬뿍 찍어 손 가는 대로 이리 획 저리 획. 날카로운 회색구름 도망가는 뒷모습. 오늘은 칼라 물감을 안 썼다. 회색이다. 2004. 4. 30 -나눔-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7
[시] 진달래.. 문밖 벗어나 눈을 들어보니 온 산이 불콰하니 취한 빛이다. 작년에 피던 진달래 올해도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진달래 피면 온다던 그 사람 소식 없고 먼 하늘 뭉개구름 이름 석자 써 놓고 흘러간다. 2004. 04. 06 -나눔-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7
[시] 국화 곁에 서서 작년 가을에 활짝 날개를 폈던 국화. 그 향이 너무 진해 이웃집에 드나들던 벌 나비가 한동한 유했던. 한 겨울을 보내며 앙상한 꽃대로만 외로움 달래더니 언제 싹이 났든지 파릇파릇 고개를 내밀었다. 앙상한 꽃대 잘라주는 손길 바라보며 사랑 받으며 살아가는 것들이 많구나... 나도 사랑주며 살아가..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7
[단상] 봄을 먹자아~ 아침 밥상에 향긋한 냉이 된장국이 올라왔습니다. 어제 텃밭에 나가서 냉이를 캤던가 봅니다. 특별한 것을 넣지 않아도 봄 향기 가득 들어있고 사랑이 가득 들어있으니 그 맛이 일품입니다. 인스턴트 식품에 익숙해 있는 아들녀석 냉이는 밀어내고 겨우 국물만 홀짝거립니다. 녀석에게 냉이도 함께 먹..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