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녀석... 녀석의 여름은 무척 짧았다. 이제 10살인 그 녀석은 천상 개구쟁이다. 호 기심 많고 장난치기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일 뿐이다. 또래의 아이들처럼 해 거름 녘에도 집에 들어오는 것을 잊어 먹고 놀고 있을 때도 있다. 그러나 그 녀석은 다른 아이들과 조금은 다르기도 하다. 살아 있는 교육을 시키겠 다..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6
[시] 억새꽃 = 억새 꽃 = 못 견디게 그리울 때 밤마다 벼개닛을 적시는 그리움이 있을 때 훌쩍 집을 나서 보라는 말에 마치 몽유병에 걸린 사람처럼 나도 모르게 비행기를 탔다. 아래로 보이는 하얀 구름이 솜털 같이 포근한 내님 같아서 모든 것 놓고 안기고 싶었다. 그래도 참아야 할 이유는 지각이 있는 동물이기 ..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6
[시] 울릉도 가는 길 그 길이 어떤 길인줄 모르고 마치 마실 가는 사람처럼 배에 올랐다. 겉 보기에 커다랗게 보인 배는 어떤 풍랑에도 우릴 지켜줄 것 같았다. 점점 멀어지는 육지 검푸른 바다로 자맥질하는 바다 제비의 모습이 바위에 돌 던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때 커다란 여객선도 일엽편주로 변했다. 망망대해를 휘..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6
[시] 인형뽑기 자~ 뽑아라 뽑는 사람이 임자다. 적당히 가려진 마음 누구를 닮았는지 모를 인형 사람을 닮아야 인형이지 개를 닮아도 인형이라 부른다. 그러고 보니 개 같은 인형이다. 제 멋대로 누워있고 제 멋대로 자리 잡고 있는 알수 없는 것들을 오늘도 뽑은 사람이 임자라며 부지런히 뽑고 있다. 한개씩 달려 올..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6
[수필] 그를 만나고 그는 장애인이다. 안양교도소에서 5년형을 살고 어제 퇴원한 그가 오늘 사무실로 나를 찾아 왔다. 불편한 다리를 절며 그의 부모님과 도착했다. 안양교도소를 방문하여 집회를 할때마다 내 곁에와서 주절주절 이야기를 잘 하던 그였다. 출소하면 소록도에 함께 가겠다더니 교도소에서 피부병이 생겨 ..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6
[수필] 오해 때로는 사람들이 정다워 보일 때는 완벽한 사람 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보니 그 사람도 실수를 하더라는 것이다. 그럴 때 그 사람으로부터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고 더 정이 들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오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려드는 물고기처럼 결과는 알 수 없는 곳으..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6
[수필] 인정받는다는 것. 언젠가 글을 쓰면서 글 제목이 <남편은 왜 사는가?>였다. 아침 일찍 출 근하여 열심히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남편들은 모두가 '편히 쉬고 싶 은 마음이다'는 것이었다. 이일 저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도 집으로 돌아오는 남편은 집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편하게 안주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6
[수필] 아침에 만났던 사람들 새벽부터 소곤거리는 소리에 잠을 깬다. 아내와 아들의 소곤거림이다. "아빠 주무시니까 조용해라. 아빠 아파서 어제 주무시지 못했다." 비만 오면 다친 다리가 아파 날구지하는 남편의 간밤의 뒤척임 속에서도 깊은 잠을 자던 아내가 일어나 아들을 챙기는 소리다. 눈을 뜨니 아내는 아들의 가방을 챙..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6
[수필] 누가 먹었을까? 사람들은 돼지꿈을 꾸면 보통은 길몽이라며 복권을 산다. 복권에 당첨되어 수억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의가 꿈을 꿨다고 한다. 돼지 꿈을 꾸거나 대통령 꿈을 꾸었다고 한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그런 꿈을 꿨다고 하는 걸 보면 길몽은 길몽인가 보다. 처음 복권이 나왔을 때..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6
[수필] 날개에 찢기다 며칠전 밤늦게 일하다 갑자기 뭐가 눈속으로 뛰어 들어 왔다. 누군가에게 쫓겨도 그렇게 허겁지겁 뛰어 들어 오지 않았을거다.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지만 더 빠르게 들어와 버린... 나도 모르게 눈을 부볐다. 화장지로 닦아 내니 머리와 몸통으로 두 동강난 좀벌레가 묻혀 나온다. 자살 사이트에 다녀왔.. 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2007.01.16